안녕하세요!
1등급으로 가는 최고의 국어 길잡이
성동구 '국어의 키' 입니다 :)
오늘은 철학자가 동화 주인공에게 보내는 편지,
그 중에서도 질 루이 르네 들뢰즈가 토끼에게 보내는 편지를 소개하겠습니다!
-토끼에게
토끼야 안녕? 많이 놀라지 않았어? 용궁에 갔다가 죽을 고비를 넘겼다는 소식을 들었는데 어떠니? 정신과 몸이 많이 걱정이 되었단다. 리옹 대학교 교수 월급이 많지는 않다만 그래도 조금 넣어 사냥꾼 말고 일꾼에게 부탁했으니 먹거리 걱정은 없을 거야. 부디 안정을 찾기 바란다.
몸은 좀 어떠니? 인간들도 큰 죽을 고비를 한 번 넘기면 완전 다른 사람으로 바뀌기도 한단다. 그 고비가 상처가 되기도 하고 큰 충격으로 인해서 많이 아파하기도 한단다. 그리고 그 이후에는 지금까지 살아온 과정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는 계기가 되기도 하지.
그런데 이렇게 생각해 보는 것은 어떨까? 목숨이 위험한 상황에서의 아찔함은 분명 겪지 않았어야 했을지도 모르지만 어쩌면 그 경험으로 인해 너에게는 인생에 있어 일반적인 토끼라면 아마도 평생 갖지 못한 멋있는 경험을 했다고. 너는 이번 일을 통해서 엄청나게 멋있는 차이를 만들어 내는 삶의 주름을 가졌다고 생각해. 주변에서 아마도 많은 이들이 부러워할 거야. 멋있다고도 얘기를 하겠지.
용궁에서 너를 제외한 모든 이들이 너의 목숨을 노리는 절체절명의 순간에서 아마도 많은 생각이 스쳐지나갔을 거야. 스스로의 어리석음을 꾸짖고 큰 고민 없이 했던 선택에 후회가 많이 있었겠지. 그리고 별주부에게 속았던 것도 분했겠지만 결국에는 너의 욕심으로 인해 모든 일이 벌어진 것이거든. 너의 욕심, 얄팍한 이기적인 생각(편하게 좋은 것만 먹고 좋을 곳에서 일하지 않고 걱정 없이 살려고 했던 것)에 반성도 많이 했을 거야.
근데 아저씨는 그렇게만 생각하지 않는단다. 자라의 달콤한 꼬임에도 자기의식이 없다고 생각되지도 않고, 너는 보다 나은 나로서 삶의 차이를 훌륭하게 모험을 통해 수행한 것처럼 비춰졌거든. 모든 것에는 완전한 질서는 없단다. 모든 이들이 질서 안정감을 원하지만 세상은 오히려 불안전함 속에서 개별체들의 다양한 모습을 통해 차이를 반복하며 형성이 된단다.
무슨 말이냐면 토끼로서의 최고의 가치, 모델, 이데아가 빠르게 달리고 학교에서 공부를 잘 하는 것이라면 그렇지 못한 덜 빠른 이들이 생겨나고, 학습 결과에 구별이 생기고 차이가 생길거야. 결국 그 사회에 차별이 생기는 것이지.
헤겔이라는 분은 그래서 그러한 차이의 생성을 극복해야 할 과제라고 규정하고 부정적 측면에서의 발견이라고 얘기를 하지만 아저씨는 동의하기 어렵단다.
각각의 존재는 ‘차이’ 그 자체라고 할 수 있거든. 그러한 차이는 부정이 아닌 긍정해야 할 것이고 우리의 지식이 불완전하다는 것을 알아야 한단다. 단지 달리기가 빠르다는 한 가지 사실을 (각각의 주름을 가지고 있는 다른 개체들을) ‘빠르게 달리기’라는 동일성으로 묶어 버리는 것이고 이것은 폭력이란다. 아직 파악되지 못한 다른 특성이 언제든 발현이 될 수 있고(빠르게 달리기와는 다른 특성인 너의 번뜩이는 임기응변으로 절체절명의 위기에서 목숨을 구했듯이) 그 존재들은 각각 수많은 차이를 가진 존중받아야 할 존재라는 사실이야.
너의 경험했던 일로 다시 풀어내면, 일반 토끼였다면 혹은 다른 이들과의 차이가 없었다면 결코 경험하지 못했을 환상적인 바다 속 용궁 세계를 볼 수 있었잖니? 아마도 숲 속이나 산 속에 있는 토끼가 바다를 구경한다는 것은 인간이라는 존재가 우주를 탐험하는 것과 비슷하지 않을까?
너는 소중한 경험과 아무리 목숨을 위협하는 극한의 상황에서도 그 위기를 빠져나올 수 있었던 순간순간의 현명한 대처, 그리고 지혜를 토끼를 넘어 많은 동물들에게 알려주면 좋겠구나.
아마 많은 토끼들이 너의 멋진 삶의 주름을 펼쳐보려 그리고 알아보려고 찾아왔을 거야. 물론 너의 건강과 안부도 당연히 물어볼 것이지만. 토끼야! 단편적인 지식으로 바라보는 동물로서의 토끼가 아닌 더 근원적이고 더 진실한 존재론적인 나만의 삶의 주름과 차이를 가진 주체가 되기를 바란단다. 너는 멋있는 일을 경험했으니 (이미 큰 경험과 멋진 주름을 가졌으므로 용궁을 가기 이전의 너와 지금의 모습을 많이 다르단다.) 스스로 ‘나를 아끼고 당당하고 품위 있게 살아가렴.
-질 루이 르네 들뢰즈 보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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